밤에 가만히 누워 있다가 문득 몇 년 전의 부끄러운 실수나, 내가 했던 어리석은 말 한마디가 떠올라 괴로워한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타인에게는 관대할 때가 많으면서도, 정작 나 자신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엄격하고 가혹한 판사가 되곤 합니다. 한 번 저지른 실수를 수천 번 되뇌며 스스로를 비난하는 행위는 이미 일어난 사건보다 더 큰 상처를 영혼에 남깁니다.
불교에서는 이를 제2의 화살이라고 부릅니다. 제1의 화살이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라면, 제2의 화살은 그 사건을 붙들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자책의 마음입니다. 오늘은 나를 용서하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자비(Metta)의 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그때의 당신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자책이 깊어질 때 우리는 현재의 성숙한 시각으로 과거의 미숙했던 나를 평가합니다. "그때 왜 그랬을까?"라는 물음은 사실 공정하지 않습니다. 그때의 당신은 지금의 당신이 가진 지혜와 경험이 없었습니다.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일은 원인과 조건이 만나는 연기(緣起)에 의해 일어납니다. 당시의 상황, 당신의 감정 상태, 지식 수준이라는 조건 속에서 당신은 나름의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과거의 나를 미워하는 것은 마치 유치원생이 미적분을 풀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것과 같습니다. 과거의 미숙했던 당신을 이제 그만 용서해 주십시오.
2. 고정된 나는 없습니다: 무아(無我)의 용서
우리가 과거의 실수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 실수를 저지른 사람이 바로 나라는 고정된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교의 핵심 가르침인 무아는 나라는 존재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릅니다. 실수를 저질렀던 그때의 나라는 존재는 이미 찰나의 순간 속에 사라지고 없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후회하고 있는 당신은 이미 그 실수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새로운 사람입니다. 사라져버린 과거의 허영에 묶여 현재의 소중한 나를 학대하지 마십시오. 과거의 나는 내가 배울 대상이지, 내가 가두어야 할 죄수가 아닙니다.
3. 나를 향한 자비 수행: 셀프 메타(Self-Metta)
나를 용서하는 것은 방종이 아니라 용기 있는 치유의 행위입니다. 자책이 밀려올 때 다음과 같이 스스로에게 자비의 마음을 전해 보십시오.
첫째, 고통을 인정하기입니다. "내가 지금 과거의 일로 참 괴로워하고 있구나"라고 자신의 아픔을 먼저 보듬어 주십시오. 아픈 아이를 달래듯 자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응시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둘째, 자비의 문장 읊기입니다. 명상 중에 나지막이 스스로에게 말해 줍니다. "실수해도 괜찮다. 내가 평온하기를, 내가 나 자신과 화해하기를, 내가 과거의 짐을 내려놓고 자유로워지기를." 이 문장을 반복할 때 뇌는 비난의 회로를 멈추고 치유의 에너지를 생성합니다.
셋째, 배움으로 전환하기입니다. 실수는 인생이라는 수행의 과정에서 만나는 필연적인 스승입니다. "그 일을 통해 내가 무엇을 배웠는가?"에 집중하면, 후회는 지혜로 변합니다. 지혜로 변한 과거는 더 이상 우리를 아프게 하지 않습니다.
4. 마치며: 당신은 당신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당신을 비난하더라도, 당신만은 당신의 편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은 내면에 독을 채우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이 타인에게 베푸는 그 따뜻한 자비를 오늘만큼은 당신 자신에게 베풀어 주십시오.
당신은 실수할 수 있는 인간이며, 동시에 그 실수를 딛고 다시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과거의 어두운 방에서 걸어 나와, 용서라는 햇살 아래 서 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고생했고, 이제 행복해질 자격이 있습니다.